3). 미술의 기층사상.

   한국미술의 기층사상은 무속(샤만니즘). 음양오행사상(陰陽五行思想), 불교(佛敎), 유교(儒敎)불교=도교(道敎) 등으로 대별하여 말 할 수 있다. 고유신앙인 무교(巫敎)를 제외하고 나머지 사상들은 외래사상이지만, 수용과정에서 한국적으로 토착화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무속은 한국인의 의식 바닥에 가장 많이 잠재하여 있고 예술에도 심대(深大)한 영향을 끼친것이 사실인데도, 그 자체의 학문적 연구가 부진 되어 있다. 학계의 무속 연구는 민속적 현상에 대한 자료적 집적에 불과하며 현상 마저도 본잘적 규명에는 미흡한 상태이다(필자자신도 깊이 있게 언급 할 자신도 없다). 다만 무속이 일상 생활에 어떤 작용을 하고 , 에술에 대하여 어떤 구조적 역활을 했는가 하는 입장을 밝혀 볼 생각이다. 신석기시대의 영물주의(靈物主義)로 부터 발생한 무속은 中國을 제외한 동북

아시아권에 분포되어 있는 신앙으로 , 유목과 농경 생활을 하는 민족에게 깊이 간여 한다. 자연의 만물이 저마다의 정령(精靈)을 지니고 있고 인간 생활의 길흉화복과 관계한다고 볼 때, 정령을 지배하는 귀신과 인간 사이를 매개하는 무현(巫현)에 의해 인간의 운명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 무속신앙이다. 오직 무현(샤만)만이 신들로 부터 내림받은 주술에 의해 영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매자(靈媒者)로서 무현(샤만)의 수만큼 한국의 명산대천에 거처하는 신들이 많으며 신들의 위력에 있어 동물신 보다도 산신, 수신, 수목신이 더 큰 예배 대상이 되어 있다(아마도 한국인의본능적이라 할 자연에의 심취는 무속의 잠식이라 할찌 모른다).

농경의 풍토에서 인간의 생사운명은 자연의 흐름처럼 순리적인 운행 질서 대로 있어 지기를 바라는 것이 보편적 본능인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삶은 항상 예기치 않은 좌절에 부닥치고 수난을 겪는다. 이같은 삶의 꺽임이 "멍 (멍울)" 이라 하고 "응어리" 라 하며 심정적으로 "한(恨)" 이라고 말 한다. 그것은 순리적 운명의 리듬을 가로 막거나 뒤틀리게하는 나쁜 매듭으로서 인과관계에 의해 악령(惡靈)이 간여 한다. 이 나쁜 인과(因果)의 매듭은 오직 무현(샤만)의 주술력에 의해 풀수 있으며 이러한 해소 기능을 "살풀이"로 , "한풀이", 해원(解寃) 이라고 한다. 삶의 과정을 매듭짖고 풀어내고 하는 반복의 리듬으로 순환 한다. 그러나 삶을 증폭하려는 욕망의 자연주의와 역류하기 때문에 무현(샤만)의 기능이 이를 조절하여 "여한이 없는" 인생과 세계를 만들고자하는 것이 한국의 농경사회 였던 것이다. 사실 무현(샤만)을 매개로하는 염원의 한풀이가 세속의 일상에서 빚어지는 내용들이고  보면 무속주의는 현세주의에 바탕을 둔 실질적 욕망촉구의 신앙 이다.  다만 무현(샤만)의 접신하는 과정의 극치,,,, 신들린 상태에 이르면, 일상적 현재의 시간을 초월하여 과거와 미래의 시간을 오가며 예언을 하고 자아와 객관세계가 합일 하는 정도의 황홀경을 맛 본다고 한다.  따라서 무현(샤만)의 세계는 몰(沒)역사적이며 신비적인 역사의 세계 이다. 이것은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없는 비합리적세계의 측면으로 우리의 의식 구조나 예술의식에 남아 있다. 아뭏든 무현(샤만)의 예언과 상상력, 그의 몸짓과 노래(무가), 의상, 장식, 도구 등에서 최초의 예술가적 원형이며, 여러 예술 쟝르(무용, 음악, 미술 등)의 원초적 기원을 전부 찾아낼 수 있다는 학설은 매우 타당한 현론이 되어 있다. 다음으로, 음양오행사상의 예술기층형성은 우주의 자연현상을 동양적 합리체계를 설명하는 원리로서 예술세계에 두루 미치고 있다. 고대 中國의 자연철학이라 볼 수 있는 음양사상은 우주생성발생에 있어 출발인 하나의 원리(道(도), 태극(太極), 理(리), 氣(기))를 지시 한 뒤, 결합하고 분리하는 만물의 변화에는 음기(陰氣)와 양기(陽氣) 의 두 氣의 두 작용에 의거 한다고 설명 한다. 개념적 규정이 힘든 음양의 설질(設質)은 움작이고 머무는 변화의 작용에 의해 인간과 사물의 본성을 형성하게 하며 서로의 관계에 의해 끊임 없이 만물을 생육하고 소멸하는영원한 순환과정을 이룩 한다고 한다. "陰의 성질은 응집하고 陽의 성질은 발산 한다. 陰이 이걸 모으려 하면 陽은 반드시 이를 흩어지게 한다. 그래서 그 氣勢(기세)가 고루 흩어 진다(張橫渠)". 따라서 자연이나 인간세계는 두 상대치(음양)의 관계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시간이나 공간의 절대성도 없으며 가치관념(선, 악)의 절대치도 있을 수 없다. 슬픔이 다 하면 기쁨이 오고 악은 선이 결여된 상태로서 병화의 법칙에 따라서 자리 바꿈을 하게 된다. " 음양이란 하나의 氣에 지니지 않는다. 음기가 유행(流行)하면 양기가 되고 양기가 응집하면 음이 된다. 정면으로 대립하는 두 사물이 있는 것이 아니다(朱子). 이같은 음양사상의 발상은 불확실하나 자연의 기상(氣像) 현상을 관찰한데서 얻은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 천기(天氣) (양기)가하강하고 지기(地氣)(음기)가 상승하여 천지가 회동하면 초목이 음 튼다 (禮記) 오늘과 같은 과학적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눈, 비. 구름 등의 현상을 모두 음양론의 입장에서 설명한 사실은 농경사회의 실제적상식이었으며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 의미로 까지 확대 되었던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과학과 형이상학이 미분리된 상태에서 음양가(陰陽家)는 천체의 기상관측의 담당자 였다. 이같은 음양사상을 길흉화복을 예언하는 입장에서 체계적 도식성(圖式性)으로 설명한것이 역(易)사상이며, 그 경전이 中國 고대에 전승 되었다는 "주역(周易)' 이다. 그리고 음양사상위에 화수목금토 오행(五行)이라는 일종의 힘을 첨가하여 오행의 순환적관계에 있어 상생과 상극의 작용 법칙을 설명한 체계가 오행사상 이다. 또한 이 오행사상이 천문(天文)이 아닌 지문(지문지리地文地理)의 길상, 상지술(相知術)로서 바뀐것이 풍수지리설(風水地理設) 이다. 三國시대 이후 풍수사상이 소개되어 高麗시대에는 제도적으로 정착한 점에서 그것이 생활양식 내지 예술에 기층적형성 과정은 무시할 수 없다. 풍수지리설은 농경민의 생활이 하늘과 땅의 여건에 좌우되는 한땅의 힘에 의해 운명을 개변할 수 있다는 것에 근거한 것이다. 즉 좋은 길지의 선택은가문과 왕조의 발복(發福)을 갖여 오지만, 반대로 흉지가 모반의 지세에는 조산(造山), 사찰, 탑 등의 앞승물(壓勝物)로서 비보(裨補)하여 가문의 괴퇴나 왕조에 대한 거역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오행풍수사상이 한국에 와서 더욱 성행한 사실은 현세적 욕망을 충전하는 무속사상의 자연애착에 합리적 근거를 제공 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궁성이나 일반건축물, 분묘의 위치 선택, 방위에서 부터 내부적 구조에 이르기까지 오행풍수론에 의거한 배치의 균형, 상징적도상, 색체배합, 형상표현을 조용(調用)하며 회화이론에서도 세세한 논의를 열거할 정도 였다. 이점에서 한국미술은 집단적 공동사상이 우선하는 의식의 표현이며, 개별적 심미표현은 후대 朝鮮朝에 와서 등장하고 있다. 불교미술을 왕성케 한 불교의  기층형성은, 불교가 이념적으로 지배적인 시대에서는 그 화엄적(華嚴的) 교리를 도식화 하는 불상, 불화, 불구, 공예 등을 우월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나 그 저변에 있어서는 기복, 치병, 진혼, 위령, 피화, 호신, 호국 등의 염불신앙이 현세적 쾨락신앙인 밀교(密敎)가 일찍 들어 와 高麗말기에 성행했던 사실은 아직 충분히 연구되어 있지 않으나 지상적 욕구의 표현인 것으로 본다. 더구나 불교의 몰역사적 세계관, 윤회적 순환사상, 해탈의 경지에서 주객의 합일 , 신비적 체험 등 공통점이 무속사상을 윤색 할 수 있게하는 구조적 요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한국 미술에 있어 서사적 세계에 대한 무관심, 서양적 의미에서의 비극감정의 배재를 찾아 보게 한다. 반면에 자연에 합일하려는 주정주의(主情主義)가 주류를 이룬다. 가령 三國시대 高句麗 고분 벽화에 나타난 묘주의 일대기를 그린 서사적 세계의 주제는 비록 漢代 벽화의 영향을 받긴 했으나 정복국가다운 지배층의 역사를 과시한 것이 었다. 그러나 흥성기에 이르면 서사성은 사라지고 오행신앙의 도상성을 나타낸 사신도(四神圖)가 전면으로 부상하며 압도 한다.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한 朝鮮朝에 와서도 문헌적 기록 이외에, 역사적 사실의 서사그림은 전무한 상태이다. 비극감정의 부재는 미술의 전반적 현상이나 서양과 다른 역사현실에의 무관심에서 발생한 한다. 가령 석굴암 불상중에서 사천왕상이 짖누르고 있는 지귀(地鬼)의 유머러스 한 표정은 근본악이 대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는 상징인 것이다. 모순, 대립, 근본적 좌절로 부터 일어나는 비극적 운명은 조화(음양의 상호관계) 해소(한풀이) , 달관과 초탈의 세계에서는 성립할 수 없는 서양적 예술의 주제이다. 그러므로 불상의 미소는 모든것을 하나로 융해하여 초역사적 세계로 들어 선 동양적 이상의 극치적 표현인 것이다. 유교는 농본사회의 통치질서와 윤리규범을 적합하게 부여한 합리적 현실주의라는 점에서 교화주의와 역사성을 강조 한다. 역대 제왕의 초상과 공신상, 성현, 충신, 열사, 절부 등 지배층의 실재 인물을 기념하는 것은 유교적교화주의 이다. 이점 漢代의 벽화를 비롯하여 공식적인 행사나 사건기록의 그림을 中國은 많이 제작 하였다. 통일 新羅에서도 유교적 성현 초상을 中國에서 구입하여 모신 기록이나 전채서(典彩署)를 두어 담당하게 한적이 있었다. 朝鮮朝에서의 영정화, 전신화(傳神畵)도 이런 맥락에서 였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순환적역사관을 가졌던 사회는 역사발전의 서사적 미술의 쟝르를 확립하지 않앗으며, 이점 한국 역시 숟한 외란, 내우의 전환기를 치룬 집단적 경험에도 그것을 예술화 한 적이 없었다. 그 이유는 천명, 천의, 경천, 순천을 뛰어넘는 인간중심적 우월감의 역사적 표현이 유교적자연주의와 어긋 난 자만(自漫)이라고 보았기 때문인지 모른다. 유교적교화주의는 실제적일 망정 자연에 귀일하는 감정의 배양이라는 점에서 그 심미적 표현을 노장사상(老莊思想), 道家에게 넘겨 주었다. 유교와 도가는 다같이 음양오행사상을 그 바닥에 깔고 있었으며 중국인의 사상에서 도교는 한층 더 기층적인 사상이 었다. 그러나 한국으로 전래된 도교는 그 세력을 떨치지 못하였으며 토착신앙속에 밀리어 편입된 것은 기층적 유사성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통일 新羅 말기의 최치원이 말한 대로 우리나라의 현묘의 도가 있는데 그것은 풍류도라 하고 실은 유불선 3교를 포함하는 것이라 했다(國有玄妙之道曰風流實而包含三敎). 이 풍류도는 일명 화랑도를 지칭하는 것으로 신라적 고유성이라 하겠지만, 그 발생 연원은 무속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지향적 한국의 자연주의는 불교의 미륵신앙(龍華敎), 유교의 통치윤리, 도교의 신선사상을 통합 한 3교 일치 풍류도에서 그 특성을 발휘하고 있다 하겠다. 한국예술의 심미적 표현 의식을 부여한 것은 외래적 도교가 아닌 풍류사상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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