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로서 본 무속화,   박용숙,

1. 무속화라는 말,

   무속화라는 말을 그대로 쓰기로 한다면, 우리는 아무런 이의 없이 산신도라든가 무조 할머니, 용궁부인, 박사대신, 칠성, 성황신주와 같은 이른바 무속화로 알려진 신당 괘도 를 들 수 있겠다. 말하자면 무당과 그의 신사에 관계되는 일들을 기록했다거나 혹은 성화(신앙적인 대상물)로서 표상한 것을 지칭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속화를 일단 무교화라고 고쳐 부른다면 우선 그 개념이 달라질 뿐만 아니라 , 그 범위도 매우 넓어지게 된다. 분명히 무속화라는 용어는 민속적인 필요성에 의해 생겨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민속학적인 의미의 샤마니즘은 어디까지나 부분적이면서도 직접적인 대상, 이른바 무당에 관계되는 사항에만 국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당이 곧 샤마니즘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불승을 불교의 전체라고 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당을 그린 그림만이 무속화의 자격을 얻는다는 것은 부당한 일인 것이다. 말하자면 불속화란 말을 우리가 지금 쓰지 않고 있드시 무속화란 말도 공공연히 쓰기엔 어딘가 부자연스런 것이다. 물론 우리는 불교에 대해 아는것만큼 무교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다. 이를테면 불교는 우리들의 생활의 일부이지만, 무교는 이미 우리들의 직접생활에서 떠난 어쩌면 하나의 고고학적인 대상에 속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입장에서 본다면 무속화란 용어도 현재로선 그런대로 하나의 존재이유를 지닌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분명한 사실은 무속이라는 말과는 별도로 무교라는 말이 쓰여져야 되며, 따라서 무교화라는 말도 당연히 무교화로 고쳐 불러야 옳을 것이다. 사정이 이렇게 된다면 우리는 불교나 유교, 혹은 그밖의 여러 고등 종교를 대하는 입장과 마찬가지로 무교를 대해야 되먀, 또한 무교화도 그런 입장에서 연구되어야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차원을 이렇게 높이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 되어야 할 여러가지 어려운 일들이 가로 놓여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선결되어야 할 문제는 샤마니즘은 민속학적인 어프로치로서가 아니라, 교리적인  측면에서 연구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능화는 사기를 인용하여 무교의 교리가 오행지설이라고 확인 하고 있으며, 일본의 아끼바라와 아까마쯔가 공동으로 조사한 자료 (조선무속의 연구)에는 무가와 함께 무경이라는 것이 수록 되어 있다. 이 무경들은 저자들이 그렇게 지적하고 있드시 한결같이 주역을 그 골격으로 삼고 있다. 이런점들은 샤마니즘의 교리가 주역사상과 관계가 있으며, 어쩌면 주역 그 자체가 샤마니즘의 경전이거나 혹은 그것의 변형일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이다.외냐하면 샤마니즘의 가장 두드러진 성격 하나가 예언과 점복이기 때문이다. 알려진 대로 주역은 일종의 점서로서 고대에는 점찰경으로 널리 알려졌을 뿐만 아나라, 삼국유사에는 무의가 이 점찰경을 통하여 역신(병)이나 재앙을 퇴치하였다고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주역이 유가의 경전으로 알려져 왔기 때문에 이 문제는 보다 복잡 미묘한 양상으로 남게 된다. 하지만, 우리들의 고신도, 이른바 샤마니즘이 유, 불, 선 3교의 통합적인 성격을 지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능히 이와같은 난점등은 해결핳 수 있다고 보여 진다. 어쨋던 이와같은 전망에서 보자면, 결국 무속화란 개념은 당연히 무교화로 바꾸어야 될 필연성을 지니게 된다. 그렇다면 무교화란 개념은 어떤것이며 또한 그 범위는 어덯게 설정 할 수 있겠는가, 이런 문제가 무엇보다 선견 되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삼국유사 기이편의 남해왕조에는 다음과 같은 가사가 실려 있다.즉 남해왕의 이름은 서거간 혹은 차차웅이라고 하는데 거서간은 진한 말로 왕이나 귀인이란 뜻이며 또 차차웅은 자충이락고도 부를 뿐만 아니라, 신라 말에 차차웅 즉 자충은 귀신을 섬기고 제사를 숭상하는 무당을 외경하여 부르는 말이라고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차차웅은 오로지 남해왕에게만 주어진 이름이라는 것이며 더욱 이 남해왕을 삼황의 제일로 여겼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 남해완은 기록상으로 두개의 신분을 갖게 되는 셈이다. 그 하나는 왕의 신분이요 다른 하나는 무당의 신분이다. 이런경우 무속 즉 무교의 범위는 어디까지며 또 정치적인 영역은 어디까지인지, 통설적인 입장을 택한다면 무당으로서의 남해 무교화의 범주에 드는 것이며 왕으로서의 화상은 무교화의 범주에 들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은 생체를 칼로 쪼개는 행위와 마찬가지로 대상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학문적인 태도가 아니것이다. 사기 봉선서에는 삼황을 태황, 천황, 지황이라고 분류하고 그 중에서 태황을 제일 으뜸으로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삼황교를 삼신교라고 말 하고 동이족이 이 삼신교를 받든다고 쓰고 있다.그렇게 볼 때, 남해왕의 신분은 태황이며 그 태황은 종교적인 의미의 왕, 정확히 말해서 교황임을 뜻하게 된다. 외냐하면 사기가 전하는대로 삼황은 곧 삼신교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때의 삼신교가 단군교가 된다는것은 더 말할나위가 없을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우리는 남해가 지니고 있는 거서간이나 차차웅이라는 두 명칭이 결국 제정일치라는 샤마니즘 시대의 특수한 호칭임을 알수 있게된다. 이렇게되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게 된다. 즉 무교화의 개념은 불교화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종합적인 문화양식을 총체적으로 표현한 것이며 따라서 그 범위는 무교 시대의 문화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교화는 단순히 무당신을 소재로 한 그림만이  아니라. 무교시대의 생활 양식을 소재로 한 그림 전체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 이런 입장에서 보자면 일단 무교화의 범위는 전역사-(유교+불교)=X 가 된다. 말하자면 유교와 불교를 괄호 속에  넣는 일이 된다. 삼국유사의 저자인 승 일연은 이 때의 X를 기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하였는데, 그 내용을 흝어보면 대체로 신화적인 것으로 일관 되어 있다. 따라서 일연의 구분법에 따르면 무교적인 것은 곧 신화적인 것이 된다. 그러나 엄격하게 말해서 이러한 작업은 매우 미묘하고도 까다롭다. 외냐하면 앞에서도 지적했던 바와 같이 샤마니즘이란 특히 우리들에게 있어서 그것은 유,불,선 3교의혼합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이러한 사정을 불교가 샤마니즘을 답습했다거나 습합했다는 말로 표현한다. 어찌되었건 순수한 입장에서 무교적인 것을 찾아 내기란 힘들다. 적어도 외견상으로 볼때 샤마니즘은 불교나 유교에의해 사멸 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드시 무교적인 어떤 요소, 이를테면 마찰 요인이 없는 과거의 요소들이 새로 등장한 문화 세력에 흡수되어 잔류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접할 수 있는 산신도나 각종 무신상들이 바로 그런 양식 속에서 전승된 무교화 들이다. 그러니만큼 그런 류의 그림들은 순수하게 괄호 밖에 남는 X라고는 말할 수가 없게된다. 오랜 세월 동안 비무교적인 문화권 속에서 알게 모르게 그때 그때의 영향을 받으면서 변질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자신있게 주장할 수 있는 무교화란 결국 비전승적인 것, 이를테면 고고학적인 유물이라는 것은 결국 전승되지 않았던 것, 따라서 그것들은 땅 속에 파묻친 채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것들이다.그와 반대로 전승적인 것은 어떤 의미에선 새로운 것에 타협했던 것이므로, 그 본래적인 형태가 부단히 변형 되어 왔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9 Character Dancer and Mime, (성격무용수와 무언극) 김일하 2024.04.24 3
168 Corps De Ballet(코르 드 발레) [3] 김일하 2024.04.11 8
167 발레 공연에서 가장중요한 필수적인 배역 (Signature Roles in Ballet Performance) [5] 김일하 2024.03.22 7
166 발레 공연(Ballet performance), 김일하 2024.03.14 444
165 Ballet,15명 세계최고 여성, 남성 무용수 김일하 2024.02.10 22
164 Ballet, La Bayadere, [2] 김일하 2024.02.09 22
163 발레 , 동키호테, 김일하 2024.02.07 18
162 Ballet 김일하 2024.02.07 16
161 Ballet 김일하 2024.02.06 15
160 Ballet 김일하 2024.01.21 16
159 민속예술, 회화로 본 무교화 그 3. 김일하 2023.11.21 8
158 민속예술, 화화로 본 무속화 그 2. [2] 김일하 2023.11.14 8
» 민속예술, 회화로서 본 무속화, 그 1. [1] 김일하 2023.08.26 22
156 민속에술, 한국민화,,그 2. 김일하 2023.08.10 21
155 민속예술, 한국민화 , 어덯게만들어지고 사용되었는가 그 2. 김일하 2023.08.09 23
154 민속예술, 한국미술,( 어덯게 만들어지고 사용되어쓴가) [1] 김일하 2023.08.08 18
153 민속예술, 한국미술(민화를 보는 관점). [1] 김일하 2023.07.12 22
152 민속예술, 민족미술의 특질론 그 3. [1] 김일하 2023.06.27 22
151 민족예술. 민족미술의 특질론 그 2. [1] 김일하 2023.06.20 12
150 민속예술, 민족미술의특질론, 그 1. [1] 김일하 2023.06.17 14
X
Login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