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전승된 무교화,

   앞에서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무교화가 전승한다는 것은 결국 불교의 종교적인 체계속에편입된다거ㅓ나 혹은 독자적으로 전승되어 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민속적인 형태로, 어쩌면 정책적인 배려에 의해서 계승되어 진다고 하더라도, 그것과 비무교적인 영향권 속을 오랜동안 통과했다는 점에서 결코 오리지널한 것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불사에서 볼 수있는 무신도나 혹은 산신각이나 신당에서 볼 수 있는 무신도들은 비록 전승된 것이라 할찌라도 거기에서 무교화의 원형을 확인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다시 한번 유의할 점은 무교화의 범위를 어덯게 설정해야 하느냐는 데 있다. 비록 무교가 불교나 유교의 체계속에 편입되었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우리 역사에 나타난 불교가 순전히 원산지(인도)의 모방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점은 마땅히 재평가되어야 마땅한 것이다. 실제로 불상 양식 도입을 예외로 한다면 결국 우리의 불교는 어떤 의미에선 무교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결과적으로 무교 시대 이후라는 것은 무교나 불교, 혹은 유교나 도교의 어느것이 특별히 자기의 고유성을 지켜왔다기보다도, 그것들이 시세에 따라 각기 자기들의 마찰 요인을 양보하면서 하나의 대혼합 synthesis를 이루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우리는 그 좋은 예로서 산수화를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산수화는 중국의 고대에다 그 기원을 둔 것으로 믿고 있으나, 왜 산수를 그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고대인의 산악에 대한 신앙이 그 중요한 예술 의욕이었다는 것이 통설로 되어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주목할만한 사살은 산수화가 어느 문화권 그림에 소속인지가 분명치 않다는 사실이다. 아무도 산수화를 순수한 유교적인 회화 양식이라고는 하지 않으며, 더욱 순수하게 불교나 도교만의 회화 양식이라고도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산수화는 본질적으로 어떤 종교와 관계가 있는 그림인가. 물론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산수화에는 때때로 유교적인 요소, 도교적인 요소, 불교적인 요소 혹은 신화적인 요소들이 발견 된다. 그런점을 근거로 한다면 산수화는 모든 종교와 관계를 맺는 이른바 범종교적인 양식의 회화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점이 바로 앞에서 지적한 바 있는 무교시대 이후의 어떤 종합적인 문화 양상과 일치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에서 분명히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산수화가 기원적으로 무교 시대의 회화 양식이었다는 점이다. "사기" 삼황본기(三皇本記)나, 서경(書經)  우서(虞書)에는 산천신이나 산악신이라는 존재가 등장 한다. 뿐만 아니라, 그들 산악신들은 단순히 공상적인 신들로서가 아니라, 실제로 중국 고대의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현실적인 세력으로 나타난다. 이것이 고대 그리스의 오림프스신과 마찬가지로 신전들이 있는 종교의 중심지 이른바 사원이었다는 것은 어느면으로 보나 분명한 일이다. 비교적 오랜 문서로 알려진 산해경(山海經), 수경주(水經注), 그 밖의 장자(莊子), 회남자(淮南子) 등의 기록에도 이들 산악신에 대한 기사가 상세하게 나타난다. 여기서 이러한 것을 상세하게 논증할 이유는 없지만, 어쨋든 주목할 점은 산악이 곧 신들이 있는 장소가 된다는 사실이다. 즉 산악에 있는 신들  그리고 그들의 동태를 그린 그림이 곧 산수화라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할때, 이때의 산악과 그 신들은 대체 어느 종교에 속했던 신 들이었을까. 앞에서 우리는 은허지에서 발굴된 갑골문의 이야기를 한 바 있다. 갑골문을 증거로 하자면, 당대의 산악이나 신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무교에 소속된 것들이라고 해야 옳다. 그러므로 장언원(張彦遠)의 대명화기(代名畵記)에는 산수화가 나라가 생기는 일과 동시에 생기며 또한 산수화가 산악신들의 동태를 일일히 그린 그림이며, 결국 이러한 공부(그리는 행위)는 역법이나 음양오행설을 확인하는 일과 같다고 쓰고 있다. 말하자면 산수화는 역법이나 음양오행설을 교리로 믿던 시대의 종교화였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고 할 때, 이때의 종교를 어떤것으로 보아야 되겠는가. 물론 음양오행설은 주역에서 나온것이다. 주역은 유교의 한 경전으로 떠 받드려지고 있다, 그러나 그 경전은 공자의 유교가 성립되기 이전에 벌서 있었다는 사실을 외면 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는 산수화가 본질적으로 무교 시대의 회화 양식이었다는 점에 유의하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말하자면 산수화는 시원적으로 무교시대의 사원을 그린 그림이었으며, 그 속에 나타나는 인물들은 무시(巫神), 이승(夷僧) 들이며 또 그들이 거처하는 곳이 신당(분묘)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고구려가 시월(十月) 에 동악의 굴에 있는 귀신(수신)을 모셔다 제사를 지낸다고 할 때에도 (後漢書高句麗條), 그것은 곧 동악(東嶽)에 있는 사원(寺院), 혈사(穴寺)에서 무신을 모셔다 의례를 치른다 함을 의미 하는 것이 된다. 이런것들을 일일이 지적하자면 한이 없을 것이다. 만주(滿州) 샤먼 신가(神歌)는 니샨 무당이 죽은 사람의 혼을 불러오기 위해 천계로 들어가는 과정을 노래하는 노래이다. 이때의 천계가 산악이라는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겠으며, 우리쪽의 "바리공주"의 이야기도 결국 험악한 산악이 무대로 되어 있다. 이런 과정을 잘 표현하고 있는것이 산수화라고 하는 것은 두말 할 여지가 없다. 망망한 하천을 띄처럼 두르고 있는 산들, 그 산들은 구름과 안개로 뒤덮혀져 도시 신비스럽게만 보인다. 바로 그라한 미지의 산속 세계를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샤먼신들이 숨어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광경을 미이라화에서도 발견 할 수 있다. 안악고분의 경우도 그렇다. 그러나 일반 무교 시대가 후퇴하고 불교, 유교의 시대가 도래하자, 그런 무교 시대의 사원 신앙은 점차 쇄퇴하거나, 불교적인 것으로 대치됨으로 해서 결국 순수한 무교적인 산수화는 변질되어 진다. 왕유(王維)와 이사훈(李思訓)의 등장은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중국의 역사도 그러하지만 우리들의 경우에도, 무교는 결코 사멸되어 진 것은 아니었고, 줄기차게 그것은 복고주의적인, 어쩌면 르네상스적 모습으로 되 살아 나려는 몸부림을 계속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른바 17~8세기의 조선조의 변화도 그런 것이 었다. 우리는 그 대표적인 예를 겸재(謙齎), 단원(檀園), 혜원(惠園)의 경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겸재의 실경산수, 그리고 단원이나 혜원의 풍속화는 본질적으로 무교적인 색채가 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단원과 혜원의 풍속화는 직접적으로 무속을 다루었다는 것에 있어서 주목 할 만한 것이었다. 이점은 일본의철재[鐵齋)에게서 더욱 분명하게 들어 난다.

결로적으로 말 한다면, 산수화는 본래적으로 무교시대의 사원을 원경에서 그린 것이며, 풍속도는 근경에서 그린 것이라 하겠다. 그렇게 볼 때, 미이라화 와 또 우리가 지금 접할 수 있는 이른바 무속화는{초상) 곧 무신에게 면접하여 그린 그림, 가장 직접적인 그림이라고 말 할 수가 있는 것이다.(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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