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속예술, 각론 그5.

2023.04.16 11:14

김일하 조회 수:10

바). 농악(農樂).

    농악은 농민들이 "농자천하지대본" 이라고 쓴 농기를 앞 세우고 흥겹게 춤을 추며 연주하는 타악기 중심의 기악 이다. 농악은 소박하게 몇개의 타악기로 연주하는 간단한 편성도 있지만, 전문가들로 크게 편성하여 갖은 기교를 다 부리는 전문적인 농악도 있다. 농악은 풍물, 두례, 풍장, 굿 등으로 불리워 지며 농민들의 김매기 같은 집단노동에 사용함으로서 일의 능률을 올리고 협동심을 기르기도 한다. 또 농악은 이런 경우 외에 호미씻이(술멕이)놀이, 대보름날 과 단오날에 거행되는 각종 민속놀이, 매굿, 동제 등에도 쓰인다. 농악에 쓰이는 악기로는 꽹가리, 징, 장구, 북, 소고, 새납(일명 날라리, 호적, 태평소) 등인데, 상쇠(꽹가리 잡이)가 Leader가 되어 각종 장단으로 놀이를 이끌어 간다. 농악놀이는 지방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상모놀이 라든가 자반뒤집기, 진법놀이 등은 어디에나 있는것이지만, 설장구는 전라도 농악의 특징이고 잡색놀이는 경남 농악의 특징이며 글씨쓰기는 강원 농악의 특징이라 하겠다. 농악의 유형을 보면 크게 나누어 "경기농악 과 태백산맥 농악, 영동 농악, 영남 농악, 호남의 좌우도 농악 등 다섯가지로 나누어 지는데, 강원, 영서 농악, 충북 농악은 경기 농악에 영향을 받고 있으며 충남 농악과 경상도 서남지역의 농악은 호남 농악과 교류가 있는 듯 하다. 농악에는 음악적 형식과 무용적 형식, 그리고 연극적 형식이 포함 된다.

음악적 형식의 기본 악기는 사물(꽹가리, 징, 장고, 북)이라 하는데 농악은 이러한 네(4)가지 악기의 합주를 통하여 소리를 가중케 하는 데만 긑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음이 하나로 이어질 때 더욱 흥겨운 음악이 꾸며지고 잇는 것이다. 이 말을 바꾸어 말하면 그 형식이 "다양에서 통일체로서의 결합" 이라고 할 수 있겠다. 농악의 기본 박자는 3분박의 4박자라 하여 장단(채나 마치)의 기본은 "굿거리" 와 "덩더쿵"(잦은몰이) 그리고 "다드레기"(휘몰이)라 할 수 있겎다. 그러나 농악은 지방에 따라 특수박이 있는 것이다.예로서, "외가락" (한가락만 반복 하는것)과 "암채 숫채가락(두박의 반복) 그리고 "느린가락에서 점점 빨라지는 가락" 과 "내드림과 맺고 푸는 가락"(단순한 가락을 냈다가 달고 가서 조이고 가락을 뒤집었다가 맺고 푸는것)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런 박에서 "외가락" 과 "암채 숫채가락" "느린가가락에서 점차 빨라지는 가락" 등은 한국 전 지역에서 치는 가락이라 할 수 있으나, "내드림과 맺고 푸는 가락"은 대체적으로 호남 지방에서 쓰이고 있기 때문에 가락이 다양하다 할 수 있겠다. 말하자면 전라도 농악은 꽹가리와 장고(잔가락을 연주 할수 있는 악기)를 주축으로 하여 잔가락을 만들어 줌으로서 음악적으로 다양하며 따라서 춤사위도 즉흥적인 다양성을 지닌다. 그러나 타지방의 농악, 특히 영남지방의 농악 과 같은 것은 징과 북이 강조 됨으로 가락이 남성적이면서 규칙적인 반복 가락의 형식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농악 연주에 있어서 장쇠의 역활은 (1) 가락을 짜는 일; (2)다음가락으로 넘어 가는것을 안배 하는 일; (3) 가락을 맺고 푸는 일; (4) 농악 진행을 지휘하는 일 등인데, 유능한 상쇠는 자작 가락도 만드는 데 반하여 "두례농악"에서는 기본 가락만 연주 하는 것이 특색이라 하겠다. 부쇠와 종쇠의 역활은 (1) 상쇠와 품앗이 하는 일; (2) 상쇠의 가락을 받아 연주하는 일; (3)상쇠가 부포놀아나 진행을 지휘하는 경우 쇠가락을 대신하여 잡가락을 쳐 준다. 징의 역활은 (1) 주박을 치는 일; (2)장단을 맺어주는 역활 (3) 흥을 돋우는 일 등이며, 장고의 역활은 (1) 꽹가리 처럼 작은 가락을 만들어 주는 일; (2) 꽹가리와 품앗이 하는 일 등을 하며, 북의 역활은 (1) 주박을 쳐주며; (2) 흥을 돋우는 일 등을 하고, 소고의 역활은 음악적 기능과 춤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또 농악에서는 노래굿이 있는데 이러한 놀이는 지신밟기((마당밟기)와 경상도 서남지방의 농악, 그리고 전라도 농악의 판굿에 "노래굿"이 있다.

무용적 형식으로는 악기를 갖지 않고 연희하는 무동들의 사위춤이 있는데 경기도 "평택농악"의 무동춤은 이른바 "찍찍이 춤"(깨끼춤), 강능 농악의 무동춤, 부여 농악의 꽃나비(무동들이 하는 나비 춤 "니비춤", 그리고 전라도 "진도 농악"의 농기(무동)들이 하는 "상모놀이 춤)이 있는데 공통적인 것은 쾌자자락을 쥐고 춤추는 것과 "강은 농악"에서 말 한 "단동고리" "상동고리""평택 농악'에서 말 한 "외동타기" "곡마당""맛동리""동고리' 등과 같은 무등타기 춤이 있는 것이다. 상쇠의 춤 부포놀음에 있어서 경기 농악은 "외사" "양사" '찍임상"(앞뒤로 꺽는 동작)이 있으며 강원 농악에는 "의사" '양사' "꼭두상모"(앞뒤로 꺽는 동작), 영남 농악에서는 '의사' '양사" "우물놀이"((앞뒤로 꺽는 동작) 충청 농악에서는 '외사" '양사""세마치"(앞으로 꺽는 동작)등 대체로 3가지의 동작이 있는데, 호남농악에는 '의사" '양사' "사사' 등 기본적인 동작 외에 응용동작인 '전조시" '배미르기""돗대치기" 좌우기' "이슬털이" "퍼넘기기" "연봉놀이" "복판치기" "용개상모" "산치기" 등 다양한 움직임을 하고 있는데 이는 앞서 말한 가락이 맺고 풀고 하는 잔가락이 많기 때문이다. 소고춤은 어느지방을 막론라고 공통적인 것은 소고의 앞뒷면을 번갈아 가며 치는 것과 소고를 밑에서 위로 올려 소고를 꼬아서 가슴 앞에 가져오는 동작이 있으며 원무하는 "명풍대" 와 "자반뒤집기' 등이 있다. 그러나 지방에 따라 독특한 사위춤이 있다. 즉 평택 농악은 "말법고" "엎어배기" "삼채법고" "7채법고" "마당일체자락" 등이 있고,

전라 농악에는 "물푸기" ""4채와 사사" "나비상" ""두루지리' '맺는상" "지개북""앉은상'(안질상)" "가래들고 앉은상" "나비산' 등이 그것이다. 신장고춤은 어느지방을 막론 하고 "판굿"의 재인놀이(구정놀이)에서 볼 수 있는데 이중에서 호남 농악 특히 전북 농악의 설장고는 그 춤이 한결 돗 보인다. 예로서 "숙바더듬" "고갈더듬" "통돌림" "채밖음치기" "사채" "둥글채던지기" "접시돌리기" "태돌림" "발림" "학걸음' 등이 그것이다. 북춤은 두례농악에서는 "모방고'라고 말 하고 있는데 이것은 모내기를 할 때와 '판굿'에서 연희하고 있다. 그러나 북춤은 대체적으로 경상도형과 전라도형의 2가지 유형이 있다. 경상도 북춤은 덧배기가락에 철저하게 원박에 맞추어 북판과 북통을 번갈아 치면서 남성적인 배김새 춤을 추는 것이며 전라도 북춤은 북판과 북통을 번갈아 치면서 유연스럽게 잔가락을 만들어 춤추는 것이다. 이 밖에도 춤은 잡새들의 "허튼 춤"이 있으며 "진풀이춤"(행진무용)은 어느지방을 막론하고 멍석말이(나선무용)과 원무, 그리고 태극무늬형과 3, 4, 5 방진과 같은 누선행진 무용이 있는 것이다.

연극적 형식으로는 강능 농악을 비롯, 영남의 청도, 고산, 무안, 부산, 아미, 농악 등에서 나오는 "농사굿'을 들수 있다.  즉 가락에 맞추어 "씨뿌리기" "모찌기" "모내기" "김매기" "벼베기" "타작" "벼끌어모으기" "풍로부치기" 등의 농경적 모의 동작을 위주로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농악대를 따라다니면서 노는 이른바 "대포수" "각시" "조리중" '신랑" "양반" 과 같은 잡색들의 연희가 있다. 그러나 호남지방의 잡색들이 노는 형식이 한층 구체적이고 배역도 다양하고, 지방에 따라서는 가면도 착용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경남지방에서도 있는 경우가 있다) 예를들면 영광 농악에서는 "포수"(중제역) '양반" "찬봉" (공술을 좋와 한다) "창부'(중재하는 종) "조리중"(각시를 희롱하는 중)"비리"(말뚝이네)"홍잡상"(술꾼) "할미" "각시" 등 모두가 목가면을 쓰고 있으며 진도 농악에서는 "조리중' "포수" "창부는 가면을 쓰고 무동과 집사는 가면을 쓰지 않으며, 화순, 한천 농악은 "각시' 만 가면을 쓰고 나머지들은 가면을 쓰지 않는다. 그리고 인실, 필봉 농악은 '창부" 만 가면을 쓰고 나머지는 가면을 쓰지 않고 노는데 이러한 잡색의 놀음은 주로 재담과 무언극을 몸짓으로 표현 하고 있다. 한예로서 "판굿"에 있는 "도둑잽이굿" 에서는 상쇠와 "대포수" "창부" 등이 영기를 훔친 이야기를 엮어서 연출 하는가 하면, "들당산굿" 과 "남당산굿' 에서는 신을 맞이한 것과 잡귀를 몰아내는 행위를 하고 또한 상쇠가 "창부"의 모자를 영기에 매 달고 반역자를 잡는 대목을 연출하는 것도 있다. 요컨대 이러한 잡색은 당초에는 종교적 신체였으리라 추측이 가나, 지금의 잡색은 가면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의 역활 만 하고 있다. 그러나 전라도에서는 독자적인 가면극이 없고 농악 편성의 일부로서 가면놀이가 있는 것은 웬 까닭일까 ? 아마 전라도에는 판소리나 시나위, 들노래, 육자배기, 그리고 꽹가리와 장고가락 등 음악이 발달 됨으로 연극쪽 보다는 음악과 춤에 흥미를 가짐으로서 탈놀이가 퇴화되어 지금은 농악 후미에 따라다니는 정도로 잔존하게 된것이 아닐까 추측 해 본다.

이와같이 농악의 내용과 양식을 분석 해 본 결과농악의 원초적인 것은 당집에 가서 신대(지금의농기나 영기)에다 신을 받아 그 신대를 앞세우고 악기를 연주하면서 종교도식으로 보인 누선형(3,4,5,방신)의 행진을 하고, 가가호호를 다니면서 축원하는 "지신밟기"를 한 것이라 보아 지는데, 지금의 농악이 종교적인 것보다는 가무극적 종합 예능의 형태가 된것은 그간 농악이 세시풍속과 밀착되어 마을 축제로서도 대성황을 이루었기 때문에 연주하면서 춤을 추는 형식(악기가 소형이므로)이 발달하게 되어 이른바 "판굿"이 성립 된것이며 나아가서는 오락적이면서도 예술적인 농악으로 발전한 것이 아닌가 생각 한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가 창조 되고 민속놀이로서 토착화된 배경에는 종교와 공동체의단합과 낙천적인 건강한 생활 등 마을 단위의 공동체적 협화의 정신이 깊게 뿌리박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다.  (농악의 자세한 내용을 민속무용을 이야기 하면서 좀 더 깊이 있게 다루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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