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영세중립통일 선언문

2022.06.15 16:30

admin 조회 수:24

한반도 영세중립통일 선언문

정치학 박사 나필열

 

1. 머리 말

근, 현대는 무죄한 우리 배달민족에게 연달아 비극적 사태를 몰고 왔다. 일본

식민지배의 굴욕을 안겨주고, 나라의 허리를 잘라 남북으로 갈라 놓았으며,

동족상잔의 6.25 한국전쟁을 가져왔다. 이제 북핵문제까지 등장시켜 한반도

전역에 먹구름을 펴고 있음으로서 우리민족의 미래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어둡고

불투명하다 아니 할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불행한 일은 민족의 핵심문제, 즉

통일문제에 대한 원만한 해결책이 아직도 우리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족의 미래는 민족의 과거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민족은 서기 918년, 고려 왕조로 부터 시작하여 이조시대를 거쳐 20세기

초엽에 이르기까지 1000년이 넘는 긴 세월을 하나의 통일민족국가로 존속해

왔다. 기나긴 역사적 안목에서 볼 때 현재 우리민족이 경험하고 있는 분단의

비극은 짧은 과도기적 현상에 불과 하리라. 본 선언문은 우리민족의 재 통합이

역사적 필연이라는 전제 하에 평화통일을 위한 이론적 틀과 실현 방법을 제시함에

그 주 목적이 있다. 불가능한 것은 민족의 통일이 아니라 영원한 분열인 것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우리민족의 비극적 사태를 낳은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한반도는 동아시아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음으로써 옛 부터 주변

열강들의 지배표적이 되어 왔다. 하늘은 우리민족에게 참으로 특별한 시련과

고난의 운명을 안겨준 셈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저주를 전화위복으로 바꾸는

길은 과연 무엇인가?

다음은 본 선언문이 포괄하는 주요 질문들이다. 한반도가 둘로 갈라지게된 구체적

연유는 무엇이었나? 6.25 한국전쟁은 왜 일어났으며 그것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가? 그리고 한반도의 재통일문제는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

한반도통일을 가로막고 있는 궁극적 장애물은 무엇인가? 남북한 사이의 정치

이데올로기의 충돌과 불화인가, 아니면 한반도에 있어서의 미국과 중국 사이의

지정학적 이해의 충돌인가? 동아시아의 세력균형을 파괴함이 없이 통일한반도를

창조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스위스(Switzerland)가 대표하는 영세중립국

개념은 우리민족에게 무엇을 시사하는가? 한반도를 아시아의 스위스 (Asian

Switzerland)로 전환시 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한반도의 재통일이라는

시대적 과업을 성취함에 있어서 미국의 역할은 무엇인가? 북핵문제의 근본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그리고 우리민족이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인가?

 

2. 한반도 분단의 근원

어찌하여 한반도가 분단됐는가? 그 직접 원인은 물론 소련군의 한반도 진출이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항복을 선언하기 약 일주일 전에 소련군이 한반도의

38도 선 이북을 점령하고 있었다. 그러나 제2차세계대전 당시 소련은 연합국 중의

하나로서 나치 독일Nazi Germany) 만을 상대로 유럽에서 싸웠었는데, 어떻게

갑자기 소련군이 한반도 북방과 만주 지역에 나타나게 됐는가? 이 흥미로운

질문에 대한 답은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몇 개월 전에 미국과 소련 사이에

있었던 두번에 걸친 회담내용에서 찾을 수 있다.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가면서

열린 얄타(Yalta)와 포츠담(Potsdam) 회담에서 미국의 루스벨트(Franklin D.

Roosevelt)와 트루먼(Harry S. Truman) 대통령은 각각 당시 연합국이었던

소련에게 일본에 대한 선전포고를 종용했던 것이다. 미국의 전략가들은 소련이

일본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만주와 한반도에 있는 일본군을 공격한다면, 일본은 더

빨리 항복할 것이고, 그럼으로서 미국 병사들의 희생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소련의 참전 댓가로 전쟁이 끝나면 러-일전쟁(1904-5)에

패배하여 일본에게 잃었던 모든 섬들을 소련에게 되돌려 주기로 약속했다. 원자탄

투하의 충격적 효과는 그 당시에는 미지의 것으로서 심각하게 고려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련의 속셈은 달랐다. 소련의 통치자였던 스탈린(Joseph V. Stalin)은

공산주의 확산을 위하여 그 기회를 이용했던 것이다. 그는 망설이면서 기회를

엿보다가,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미국의 원자탄이 투하되여 순식간에

전 도시가 초토화된 것을 알고, 그 이틀 뒤에 일본에 대한 선전포고를 하고, 즉시

한반도 북방과 만주 일대에 군대를 파견한 것이다. 그 때 일본군의 저항은 거의

없었다. 소련군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 38도선 이북에 머물고, 즉시 그 선을 따라

이른바 “철의 장막(“iron curtain”)을 쳤다. 그로서 한반도의 북방은 외부로부터

차단된 것이다. 이것은 그 몇달 전 독일 항복 직후 동유럽의 모든 나라에 “철의

장막”을 내린 것과 그 맥락을 같이한다.

일단 소련군이 점령하고 철의 장막이 내려진 이상 38선 이북의 운명은 동 유럽의

모든 나라들처럼 소련의 공산주의 세력권 안에 들어 간 셈이었다. 그 이후로는

한반도가 하나의 민족국가로 남아 있을 수 있는 방도는 없었다. 결국 우리민족은

1948년에 두개의 적성 국가로 나뉘어, 남 쪽 서울에는 미국의 지원을 받아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 ROK)이 수립되고, 북 쪽 평양에는 소련의 지원을

받아 조선인민공화국(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이 각각

수립됐다. 그 두개의 정부는 서로 적대적인 정치적 이데올로기, 즉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이념적 기반 위에 각각 세워졌던 것이다.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되고 독일이 동서로 잘린 것은 냉전(Cold War)의 가장

비극적인 부산물이었다. 냉전이란 주로 정치 이념상의 전쟁으로서 소련이

주도했던 공산진영과 미국이 주도했던 자유진영 사이에 제2차세계대전 직후에

시작된 총성없는 전쟁이었다. 냉전은 당시 핵무기를 소유한 두 초강대국, 미국과

소련 사이에 “핵전쟁이 일어난다면 둘 다 확실히 멸망한다”(“mutually assured

destruction in a nuclear war”)는 국가 안보론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나

후진국 권에서의 이른바 대리전쟁(proxy war)은 가능했다. 냉전 기간 동안 소련은

제3 세계의 어느 곳에서나 공산주의 이념과 정권을 확산 시키기 위한 정책을

추구했으며 미국은 그에 대항하여 이른바 봉쇄정책(containment policy)을 펼쳐

소련 공산주의의 확산을 저지하려 했다. 미국과 소련 사이의 냉전의 큰 틀 속에서

남북한은 한정된 안정을 누리며 각각 자신의 길을 갈 수 있었던 것이다. 냉전기간

동안 남한은 혁혁한 경제 발전과 정치발전을 성취했지만, 북한은 경제적 침체와

정치적 고립을 면치 못하게 된 것이다. 분단되고 분열된 한반도는 양극화된

세계정치(bipolar world politics)의 극명한 상징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독일과 한반도, 그 두 나라의 분단 사이에는 중요한 도덕적 차이가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무고한 나라의 분단이였고 다른 하나는 세계대전을 야기한

전범국가의 분단이였다. 그러한 도덕상의 차이 때문에 우리민족의 분노와 원한은

처음부터 하늘을 찌르고, 통일 전쟁까지 치뤘으며, 이루지 못한 민족통일의

염원은 오늘에 이르기 까지 우리민족의 뼈에 사무치고 있다. 한편 전범국

독일민족은 할 말을 잃고 묵묵히 나라의 분단을 운명처럼 감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무고한 민족과 전범국 민족이 보여준 서로 다른 자연스런

반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독일민족은 이미 평화통일을 성취하여 유럽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로 부상하고, 무죄한 우리민족은 아직도 분단의 고통과 신음

속에서 기약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것은 분명 인류역사의 아이러니((irony)가

아닐 수 없다. 소련의 와해와 함께 냉전은 사라지고 새로운 세계 질서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민족이 가야 할 길은 과연 어떠한 길인가?

 

3. 한국전쟁의 발발과 한반도통일문제의 특성

생각건대, 6.25 한국전쟁이 일어난것은 예견된 비극적 사건이었다. 1948년에

남한과 북한의 정부가 각각 서울과 평양에 수립되고, 그 이듬 해인 1949년에는

남한과 북한에 주둔하고 있었던 미군과 소련군은 각각 철 수 하기에 이른다.

남한으로 부터 미군이 철수함으로서 한반도에 힘의 공백과 불균형이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1950년 1월에는 미국의 국무장관이었던 에치슨이

전국기자회견(National Press Club)에서 이른바 애치슨 라인(Acheson Line)을

발표하고 미국의 태평양 연안 방위선을 상세히 제시했는데, 남한과 대만 그리고

인도차이나가 그 방위선 밖에 놓이게 됨으로서 미국 정부의 남한 방위 의지에 큰

의문부가 찍힌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소련의 전쟁지원을 약속받고 무력통일을 목표로 당시

지극히 취약한 국방력을 보유한 남한에 대한 전면 공격을 감행했다. 그러나

북한의 예측을 깨고, 미국의 트루먼(Harry S. Truman) 행정부는 남한 방어를 위한

군사개입을 즉각 결정한다. 그것은 소련의 공산주의 팽창정책에 대한 미국의

봉쇄정책의 일환이었다. 그 결과로 남한은 완전패배에서 구출되기에 이르고,

이윽고 성공적 인천 상륙작전을 계기로 전세가 바뀌게 됐다. 북한군이 후퇴할 때

남한의 이승만 정부는 북진통일을 줄곳 주장했다. 그리고 극동사령관이었던

맥아더(Douglas MacArthur)장군 역시 한국 정부와 뜻을 함께 했다. 그러나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중공의 군사개입 가능성을 우려하여 북진정책에 대하여

미심쩍어 했던 것이다. 결국 맥아더 장군은 트루먼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무력통일을 목표로 한국군과 함께 38선을 넘어 이른바 북진통일의 길에 오르게

된다. 한국전쟁에 참여한 유엔(UN)군은 38선 이남에 남아 있었는데, 그것은

유엔의 목적이 남한의 방어에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미 연합군이 한반도 통일을 목표로 북쪽 깊이 진격하고 있었을 때, 이번에는

맥아더 장군의 예상을 깨고 중국이 한국전쟁에 군사개입을 했다. 중국의 군사적

개입으로 인하여 북한은 구출되고, 결국 1953년에 쌍방간에 휴전협정을

체결하기에 이른다. 그럼으로 총성은 멈췄지만 국제법상 한국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말 할 수 있다.

한국전쟁은 실패한 통일전쟁이다. 북한과 남한, 양측 모두 무력을 통한

민족통일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그것은 물론 미국과 중국으로 부터의

군사개입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국이 한국전쟁에 개입한 것은 제2차세계대전

직후부터 시작된 소련 공산주의 팽창에 대한 미국의 전반적인 봉쇄정책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중국의 군사개입은 주로 자국의 안보를 위한 조처였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남, 북한 어느 쪽도 한반도의 무력통일을 성공시킬 수

없었던 것은 한반도에 있어서의 미국과 중국 사이의 지정학적 이해가 충돌하기

때문이었다. 북한은 중국에게 치명적 중요성을 지닌 완충지이며, 남한은 미국에게

동아시아에서 공산주의 팽창을 막고 자유세계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다.

중국은 자국의 안보를 위하여 북한을 포기 할 수 없는 입장이다. 북한이 남한에

흡수되고, 유사시에 미국의 군사기지가 압록강변에 설치된다는 가상적 상황을

그려 본다면 북한이라고 하는 완충지가 중국의 안보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 가를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1962년에 미국의 케네디(John F. Kennedy) 대통령이

미국의 발치에 있는 쿠바(Cuba)에 소련의 미사일 기지가 설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핵전쟁의 위험을 무릅쓰고까지 미 해군으로하여금 쿠바를 봉쇄시키고, 결국

이미 설치된 모든 소련 미사일 기지를 쿠바로부터 철수시킨 것은 무엇보다도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한 필요한 조치였던 것이다. 중국의 한국전쟁 개입 또한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보아야한다. 중국은 한반도의 통일이 미국과 군사적

동맹관계에 있는 남한의 기치하에 이루어지는 것을 한사코 용인할 수 없는

입장이다. 그러한 중국의 입장은 한국전쟁 당시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가까히 위치한 압록강 강변을 따른 긴 국경을 미국과 동맹국인

통일한국과 공유 함은 중국에게는 악몽이며 미국에게는 지정학적 대박이다.

중국으로서는 통일한국의 군사력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한국의 동맹국인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 두려운 것이다.

중국이 한국전쟁에 개입하게된 주 이유는 공산주의 이데올로기 때문이 아니라

그러한 지정학적 이유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중국의 모택동(Mao Zedong) 정부는

한국전쟁에 개입하면서 자국의 안보 때문에 그러한 결정을 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관심은 이념적 동반자로서의 관심이라기 보다는

지정학적 관심이라 할 수 있다. 한반도가 냉전 때문에 두개의 적대적 국가로

분리되면서 북한의 존재는 중국을 위한 완충지로서의 중요성을 띠게 된 것이다.

사실, 북한과 중국 사이의 관계는 처음부터 소련과의 삼각관계에 얽히게 됨으로써

껄끄러운 사이였다. 소련의 통치자, 스탈린은 김일성에게는 대부(godfather) 같은

존재로서 그의 도움으로 북한이 탄생한 것이다. 그리고 근년에는 북핵문제가

대두되면서 중국으로서는 큰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웃 나라이면서 동시에

아우격인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불장난 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중국이 기뻐

할리는 없다.

한편, 남한은 미국에게 중요한 혈맹이며, 동아시아에 있어서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태평양 연안에 있어서 미국의 이익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보호하며

증진하기 위하여 큰 역할을 한다. 미국이 한국을 잃는다면, 그것은 동아시아에

있어서의 미국의 봉쇄정책이 크게 무너지고 세력균형이 깨지는 것을 의미하며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기치하에 한반도가 통일된다면, 그것이 이웃나라 일본과 미국에게 미치는 정치적

충격은 클 것이다. 그것은 그 두 나라에 있어서의 극우정치를 조장함으로서

세계대전을 향한 열강들 사이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결과를 초래 할 것이다.

정치분야에서 극좌정치는 극우정치를 자극하고 극우정치는 극좌정치를 자극한다.

극좌정치와 극우정치는 서로 상극이면서 정치역학상 서로를 돕는 운명이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의 입장에서 볼 때 그 둘은 전체주의의 쌍둥이 악(totalitarian

twin evil)이라 할 수 있다.

한국전쟁은 한반도 재통일문제의 주 성격을 변화시킨 촉매역할을 했다. 한국전쟁

동안 일어난 일련의 극적 사건들은 우리에게 두가지 중요한 점을 말해 준다.

첫째, 한국전쟁은 한반도의 통일문제가 순수한 민족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아에 있어서의 국제적 세력균형문제가 내재된 복잡한 문제임을 보여 줬다.

즉 한반도에는 미국과 소련 사이의 냉전 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중대한

지정학적 이해가 또한 얽혀있음을 들어 냈다. 북한은 중국의 중요한 완충지이며

남한은 미국의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이다. 분명히 한국전쟁은 민족 내부의

통일전쟁인 동시에 미국과 중국 사이의 지정학적 이해를 둘러싼 국제적

충돌이었다. 둘째, 우리민족의 통일문제에 대한 군사적 해결방법은 세계대전을

통하지 않고는 없다는 점이다. 우리민족은 6.25 한국전쟁이라는 엄청난 댓가를

치루고 이 점을 배운 셈이다. 그리고 우리민족의 통일을 위하여 세계대전을 대신

해 줄 열강은 없다. 우리민족은 평화적이며 합리적 통일방법만이 우리민족 앞에

놓인 유일한 선택(option)으로 남아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한반도는 처음에 미국과 소련사이의 냉전정치(Cold War politics)에 휘말려 그

포로로 잡혀 있다가, 미, 소간의 냉전이 해소된 오늘날에 와서는 중국과 미국

사이의 지정학적 인질로 잡혀 있는 셈이다. 그럼으로 한반도분단의 현상유지에

대한 궁극 책임은 남 북한 사이의 불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 사이의

지정학적 충돌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반도 통일문제에 관한 가장 중요한

핵심 질문은, 어떻게 해야 남한과 북한이 화해하고 통일정부를 수립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동아시아에 있어서의 미국과 중국 사이의

세력균형을 파괴함이 없이 한반도의 통일을 도모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한반도 재통일문제의 요체는 어떻게 해야 한반도통일과 세계 최대 강국인

미국과 중국 사이의 한반도에 있어서의 지정학적 이해의 충돌문제를 조화 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남한과 북한, 둘이서 통일문제에 대한

합의를 보았다 하더라도 그 자체로서 통일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럼으로

한반도통일의 선행조건은 남, 북한의 화합이 아니라 한반도에 있어서의 미,

중간의 지정학적 조화다. 미국과 중국의 관심은 통일방법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통일이 가져오는 지정학적 영향에 있는 것이다. 그것은 그들 열강들의

국익과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4. 소련의 붕괴와 북핵문제의 대두

1991년에 소련은 와해되고 미, 소 간의 냉전은 끝 났다. 그 결과로 세계의

정치지도에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소련의 모든 위성국들이 소련의 지배로부터

해방되고 서독이 동독을 흡수통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반도에 있어서의

상황은 전혀 달랐다. 냉전이 한반도분단의 근원이었지만 냉전이 끝 났다고해서

한반도의 통일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소련의 몰락과 냉전의 종결은

한반도에서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결과를 가져 옴으로서 한반도의 분단을

더욱 공고하게 만드는 역효과를 초래했다.

소련 공산권의 붕괴는 북한의 통치자들로 하여금 남한에 의한 북한 흡수통일

가능성에 대하여 큰 경각심을 갖게 한 것이다. 특히 동독이 서독에게

흡수통일되는 역사적 현장을 보고 북한 통치자들의 경각심은 고조될 수 밖에

없었다. 북한은 이제 대부 격이었던 소련이 사라지고, 그렇다고 큰 형 격인 중국의

호의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서 고민에 빠지게된 것이다. 결국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정권의 안보와 생존을 위해 핵

억지력(nuclear deterrence)을 추구하기에 이른다. 핵무기를 소유한다면 아무도

함부로 북한을 공격할 수 없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따라서 북핵문제는 소련이

붕괴되고 냉전이 종결되면서 더욱 고조된 한반도의 긴장과 불안정이 초래한

하나의 부산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북핵문제는 우리 민족의 통일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 될 때 까지 가시같은 껄끄러운 존재로 남게 될 것이다. 하지만

통일의 날, 북핵문제는 연기처럼 자취를 감출 운명이다. 통일한반도는 핵무기를

필요로하지 않기 때문이다.

 

5. 한반도 영세중립화는 한반도평화통일을 위한 유일한 해결책

본 선언문은 현존하는 동아시아의 국제상황에서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한 유일한

평화적 해결책인 동시에 최선의 해결책은 영세중립국 개념을 한반도 상황에

적용함으로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주장한다. 국제법상 주변 열강들 사이의 조약을

통하여 중립의 입지를 보유하는 나라는 특별한 권리와 의무를 갖게된다. 그 권리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중립국의 영토가 교전국들에 의하여 침범 당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든 교전국들은 중립국의 중립권을 국제법상의 권리로 존중해야 한다.

한편 중립국은 군대를 보유 할 권리를 갖지만, 어느 나라와도 군사동맹을 맺을

수는 없다.

그럼으로, 만약 (통일)한반도가 주변 4강, 즉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사이의

조약을 통하여 영세중립국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한다면, 한반도에 있어서의

미국과 중국 사이의 지정학적 이해의 충돌은 해소되고 현재의 지역적 세력균형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음을 기대할 수 있다. 한반도 전체가 하나의 영세중립국으로

통일되여 이른바 아시아의 스위스( Asian Switzerland)로 환생한다면, 그것은

동아시아의 새 질서와 새 역사의 시작을 의미한다. 분단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의 역사를 뒤로하고, 통일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안정과 평화의 새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라 할 수 있다. 한반도의 영세중립화와 함께 중국은 한반도

전부를 새로운 완충지로 얻게되는 셈이고, 중국의 (잠재적) 팽창정책을 견제하기

위한 동아시아에 있어서의 미국의 봉쇄정책은 보다 공고한 기반을 얻게 될

것이다. 한반도가 스위스 처럼 통일영세중립국으로 변신된다면 한반도는

미국과의 군사방위조약 없이 중국의 팽창정책을 사실상 견지하는 최 전방국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스위스 중립모델을 강조함에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스위스(Switzerland)는

한반도처럼 세계의 강대국들로 둘려 쌓여 있으며, 대표적인 영세중립국으로서 그

명성이 높다. 스위스는 NATO(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북대서양조약기구) 같은 중요한 지역집단방위체제에도 가입하지 않을 정도로 그

나라의 외교정책이 중립 노선 철학에 충실한 모범 국가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민족이 자손만대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택해야 할 최선의 외교정책로선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스위스 국민의 삶의 질은 세계에서 손 꼽히는 높은 수준이다.

그것은 분명 그 나라의 영세중립 노선과 무관하지 않다.

한반도가 영구적으로 중립화 될 때 비로서 한반도에 있어서의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이해는 우리민족의 통일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오히려

중립화통일한반도는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의 세력균형을 유지하고

안정을 도모함에 있어서 분단한반도의 역할을 훨씬 능가 할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한반도에아시아의 스위스가 탄생한다면 한반도분단상태에서

유래하는 끝 없는 긴장과 불안정은 영원히 가라안고 진정한 평화와 안정이 정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총부리를 맞대고 있는 현금의 한반도의 상태가 긴장 속의

균형상태라면 영세중립화 후의 한반도 사태는 안정 속의 균형상태가 된다.

냉전의 종말이 독일의 재통일을 위한 국제적 환경을 조성했다면,

한반도영세중립조약의 체결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한 국제적 지반조성이 될

것이다. 냉전의 종말이 독일통일의 문을 열어주었다면, 한반도영세중립조약은

드디어 한반도 통일의 문을 열어 줄 것이다. 우리민족은 그제야 비로소 꿈의

평화통일이 현실화 될 수 있음을 알고 그 조약 내용을 존중하며 추구할 수

있게된다. 한반도영세중립조약의 체결과 함께 마침내 우리민족의 통일문제는

전적으로 우리민족의 몫이 된다. 헤엄쳐 살아 남던, 물 밑으로 가라앉던 그것은

우리민족의 책임이다.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역사적 사명감으로

대동단결하여 민족적 지혜와 힘을 모은다면, 우리 배달민족은 그 역사적 시험을

통과하고 민족통일의 진정한 광복을 맞이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반도에 이른바 아시아의 스위스(Asian Switzerland)를 창조함은

우리민족에게는 진실로 꿈의 실현이다. 그것은 우리민족이 드디어 한반도의

지정학적 저주에서 벗어나고 끝없이 이어지는 민족 비극사의 고리를 영원히

끊어내기 위한 비법이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에 있어서의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우리민족에게 끝없는 고통을 강요해 왔던 것이다. 한반도의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우리나라는 주변 열강들의 끊임없는 침공 대상이었다. 우리민족은

변화무쌍한 외부정세의 변동과 함께 큰 고통과 불안 속에서 살아야만 했다. 그

결과 우리의 역사는 비극의 역사가 되었고, 우리민족은 한 많은 민족이 되었다.

이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러한 지정학적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일하고 최선의 방법은 바로 한반도를 아시아의 스위스로 창조하는 길이다.

그럼으로 우리민족은 누구나 한반도 영세중립조약을 열광적으로 환영하고

지원해야 한다. 우리민족은 종래는 통일 후의 독일처럼 한 층 더 높은 경제적

풍요와 안정 속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것은 분명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가 드디어 선사하는 전화위복이다. 그리고 한반도의 중립화가

가져오는 부수적 이익 또한 클 것이다. 한반도의 영세중립화통일은 동아시아에

있어서의 긴장을 완화함으로서 주변 열강들의 군사비를 상당히 절감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며, 한반도는 이윽고 동아시아의 물류교통과 지역경제의 중심지(hub)로

자리맥임하게 될 것이다.

 

6. 미국의 한반도 현상유지정책의 딜레마

미국은 남한을 북한의 침공으로부터 구하고 남한의 경제발전과 정치발전을 도와

큰 성과를 거두었다. 아마도 대한민국이 미국의 도움으로 크게 성공한 대표적인

국가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그러한 미국의 도움에 대하여 고맙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사실 미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선진화된

남한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러나 우리민족의 통일문제는 차원이 다른 별개의 문제이다. 미국은 한반도의

분단에 대하여 부분적이나마 도덕적 책임을 면 할 수 없다. 소련군이 나치 독일을

제압함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소련의

대일본 선전포고 및 소련군의 한반도 진출이 일본의 항복을 앞당겼다고 볼 수는

없다. 소련의 참전은 처음부터 불필요했으며 소련군의 한반도 및 만주에로의

진출은 한편 한반도분단의 원인을 제공했으며 다른 한편 당시 진행되고 있었던

중국의 내전에서 장개석의 국부군과 싸우고 있었던 모택동의 공산군을 도와준

결과를 낳았을 뿐이다. 즉 그것은 결과적으로 아무 보람없이 스탈린의 공산주의

팽창정책에 날개를 달아준 꼴이됐다. 미국이 소련을 태평양전쟁에 참전 시킨 것은

미국의 전략적 실수(strategic blunder)라고 할 수 밖에 없다.

현재 미국은 한반도 통일문제를 순수한 우리민족 내부의 문제로 치부하고,

남한과의 군사동맹과 정치경제적 유대관계를 통하여 상호이해관계를 돈독히

함으로서 중국 세력의 팽창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만족하고 있는 듯

하다. 현 싯점에서 미국정부는 이른바 북핵문제에 몰두하고 있으며

한반도통일문제는 관심 밖의 문제가 된 듯하다. 그러나 미국의 한반도에 있어서의

장기적 정책 목적이 한반도를 분단상태로 영원히 보존하는 데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지금의 현상유지 정책은 일시적, 잠정적인 것으로만 정당화 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미국의 현상유지정책이 우리민족의 통일 염원과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 동아시아에서의 현재의 세력균형을 유지해야 함은 당연하지만,

한반도의 영구적 분단을 그 전제조건으로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한반도의

통일을 위하여 세계대전을 일으킬 수도 없는 일이다. 미국의 현상유지 정책은

한반도의 통일과 양립 할 수 없다는 점이 현재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 내포하는

근본적 딜레마(dilema)라 할 수 있다.

미국의 현상유지책은 종국에 가서 중국과의 첨예한 군사적 대치상태 혹은 제2의

한국전쟁을 유발 할 수 있다. 국가간의 힘의 균형은 항상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 할 때 한반도에서의 다음의 군사적

충돌은 상상을 초월하는 비극적 재난을 가져 올 수 있음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으로 미국은 합리적인 예방정책(proactive policy)을 찾아야 하는 싯 점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미국의 대통령과

외교정책결정자들은 이 문제를 놓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한반도의 통일이

역사적 필연이라면 미국의 현상유지 정책은 변화해야 한다. 본 선언문은 감히

앞으로 미국과 우리 민족이 함께 추구해야 할 최선의 정책을 제시한다고

자부한다.

 

7. 한반도의 영세중립화 통일을 위한 미국의 역할

민족의 통일은 자연히 발생하는 자연현상이 아니다. 그것은 정치사회적

현상으로서 의식적인 인간노력을 통해서만 성취 가능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민족의 재통일문제는 우리민족이 자주적으로 해결 할 수 없는 성격의 문제다.

따라서 한반도통일을 위한 주도적 역할은 외부에서 올 수 밖에 없다. 열강들

사이의 국제정치가 한반도분단의 원인이었다면, 한반도통일의 발단 또한 열강들

사이의 국제정치의 구조변화에서 유래 할 수 밖에 없다. 즉 한반도

통일문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남한과 북한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이다.

그 두 열강의 중요한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한반도 통일문제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독일이 평화통일을 성취할 수 있었던 것은 근본적으로 고르바초프(Mikhail

Gorbachev)의 새로운 국내외정책에 기인한다. 그는 이른바

글라스노스트(Glasnost) 및 페레스트로이카(Perestroika) 정책을 기치로 개방과

개혁정책을 추구했으며 소련을 해체하고 냉전을 종결시킨 것이다. 고르바초프가

노벨평화상을 받게된 것은 그러한 연유에서이다. 대내외적으로 새 시대를 열기

위한 고르바초프의 그러한 정책적 결단이 없었다면, 동서독의 통일은 불가했다고

보아야한다. 그럼으로 독일통일의 진원지(epicenter)는 본(Bonn) 혹은

베를린(Berlin)이 아니라 모스크바(Moscow) 였다고 할 수 있다.

유사한 이유로, 한반도 통일의 진원지는 서울이나 평양이 아니라, 미국의 수도

워싱턴(Washington D. C.)이 될 수 밖에 없다. 우리민족이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룩함으로서 정상상태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미국 측의 새로운 각성과

정책변화가 꼭 필요하다. 미국의 정책 결정자들은 민족국가란 본질적으로 큰

가족과 같아서 한 민족은 함께 살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권리는 누구나 다 존중해야하며 열강들의 지정학적 이유로 영구히 유린

할 수는 없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민주사회에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해야 하듯 국제사회에서 민족의 자유와 주권을 또한 존중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민족의 통일과 국가의 주권을 향한 인간의 열정과 인내는영원하며 모든

민족의 잠재능력은 크다. 베트남(Vietnam)과 아프가니스탄(Afghanistan)에서의

미국의 쓰라린 경험은 이 점을 잘 말해주고 있다. 한반도의 분단에 기반을 둔

동아시아의 세력균형은 부도덕할 뿐만 아니라 비현실적이다. 그것은 우리민족의

통일권리를 부인함으로 도덕적 타당성을 인정할 수 없으며 민족의 통합은 역사적

필연임으로 현상유지는 일시적일 뿐이다. 이제 미국은 한반도의 분단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통일시대를 열기 위한 새 정책을 찾아야 한다.

영세중립국 개념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 문제와 동아시아에 있어서의 세력균형

문제, 그리고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최고의 열쇠를 제공한다. 현재의

국제상황에서 그 이상 더 좋은 합리적 대안은 없다. 한반도가

스위스(Switzerland) 같은 영세중립국이 될 때, 비로소 동아시아에 있어서 국제적

세력균형과 한반도의 통일은 양립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 경우, 한반도에

있어서의 미국과 중국 사이의 세력균형은 유지되고, 우리민족은 통일을 이룰 수

있으며, 북핵문제까지 동시에 해결될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걷울 수 있다.

한반도에 통일을 가져오며,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동아시아에 안정과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새 질서를 창조 하는 역사적 과제의 중요성과 비중은 미국이 그

일에 앞장서야 함을 말해준다. 지금은 한반도에 있어서의 비정상적인 상황을

바로잡고 공고한 지역적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미국의 새로운 외교정책의

수립이 꼭 필요한 시기이다. 만약에 중국이 앞장서서 한반도중립화정책을

주도한다면 남한과 일본으로부터 의심과 반발의 소리가 크게 들릴 것이라

사료된다. 그것은 역사적으로 인접한 이웃나라 사이에 흔히 있는 불신의 소리에

불과하겠지만 우리민족의 통일목적 달성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구 소련의 고르바초프가 소비에트 연방을 해체하고 유럽에 새로운 정치지도와

질서를 가져옴에 있어서 주도적 역할을 했드시, 미국 정부는 동아시아에 새

질서를 창조함에 있어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한다. 미국의 중요한 과제는 먼저

한반도중립화통일 문제에 대하여 중국과 대화하고, 네 개의 동아시아 열강(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사이에 한반도영세중립조약을 체결하기 위한 준비에

앞장서는 일이다. 일단,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중랍화 문제에 대한 원칙적 합의에

도달한다면, 그것은 우리 민족의 통일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배경이 조성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이 한반도의 영세중립화정책을 채택하는 순간 우리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의

동은 트이는 것이다. 그 근본 이유는 한반도를 둘러싼 다른 열강들, 즉 중국, 일본,

그리고 러시아는 모두 한반도의 영세중립조약을 내심 환영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영세중립화통일은 주변 열강들 모두에게 중요한 국가적 이익을

제공한다. 미국은 한반도가 중립화됨으로서 보다 효과적이며 안정적인

봉쇄정책의 효를 걷을 수 있게 될 것이며, 동시에 북핵문제를 자연히 해소하고

군사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중국은 무엇보다도 미국의 군사적 위협으로

부터 보다 안전한 동부 국경과 확장된 완충지를 확보하고, 골치 덩어리

북핵문제를 잊어버릴 수 있게 된다. 한반도의 영세중립화통일은 일본의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을 감소시키고, 일본의 경제적 번영을 위하여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한반도가 영세중립국으로 새로히 탄생한다면, 그것은 러시아에게

중요한 지정학적 이득이 된다. 그것은 한반도가 드디어 미국과 중국의

정치군사적 영향 권에서 영원히 벗어 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8. 민족통일을 위한 우리민족의 첫 과제

우리민족, 즉 남북한의 국민 그리고 해외동포가 직접 우리의 통일문제를

독자적으로 해결 할 방법은 없다. 그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미국의 현명하고

합리적인 판단, 그리고 중국의 동조에 일단 호소할 수 밖에 도리가 없다.

그러나 우리민족만이 해야 할, 그리고 할 수 있는 중대한 역사적 과제가 눈 앞에

놓여 있다. 그것은 미국을 설득하는 일이다. 그 일은 우리민족의 책임이다. 그리고

그것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향한 가장 중요한 시발 점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이

스스로 깨닫고 우리민족이 바라는 새로운 정책을 수립할 것을 기대 할 수는 없다.

설혹 미국의 대통령이 한반도의 영세중립화 정책을 마음에 두고 있다 할 지라도

우리민족의 분명한 요구가 있기 전에는 발설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여러가지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영세중립화에 대한 우리민족의 열광적 요구는

미국의 새 한반도정책추구에 도덕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다.

현재 북핵문제에 관심을 가진 미국의 정치인은 있어도 한반도의 통일문제를 놓고

고심하는 미국 정치인은 없다. 점점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적대시하며 중국과의

모든 협력관계를 부정적으로 보는 미국의 극우파 정치세력은 한반도영세중립화

정책에 반기를 들것이 예상된다. 그들은 전략적 요충지인 남한을 포기하는 것은

지정학적으로 미국의 큰 손실임을 그 이유로 내세울 것이다. 이러한 정치적

현실을 감안 할 때, 미국을 설득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가를 우리는 알고

있어야하며, 치밀한 계획과 조직적 노력을 경주해야 함을 지적해 둔다. 현

시점에서 무엇 보다도 중요한 것은 한반도를 동아시아의 스위스로 만드는 역사적

목적을 위해 우리 민족이 뜻을 모으고 힘을 합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다. 우리

민족이 그렇게 할 때 비로서 미국 정부도 우리민족의 뜻을 확실히 알게되고

행동에 옮길 수 있는 것이다.

우리민족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은 누구나 현재 우리민족 앞에 주어진 유일한

선택은 본 선언문이 제시하고 있는 영세중립국에로의 변신 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뜻을 모아야한다. 이것은 결국 우리 민족의 자손만대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길을 여는 일이다. 미국으로 하여금 우리민족의 생각을 받아들여 행동에

옮기게 하는 일은 우리민족의 몫이다. 그 누구도 우리를 대신 할 수는 없다. 미국의

정책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원동력은 우리민족으로 부터 나와야 함을 강조한다.

우리가 미국의 마음을 움직여 미국의 한반도 현상유지 정책이 한반도

영세중립정책으로 변한다면, 우리의 평화통일 목표는 드디어 사정거리 내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하늘만 바라보며 한탄하고 허송세월 하지말고,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을 믿고 그 목표달성을 위하여 최선을 다 해야 할

민족차원의 의무를 지니고 있다. 분단의 유산을 후손에게 물려주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9. 맺음 말

배달민족은 세상에서 가장 동질성이 강한 민족에 속한다. 공통된 언어, 문화, 역사,

전통, 관습을 가진 자랑스런 민족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 민족은 지난

백년 동안을 제 구실을 다 못하는 절름발이 신세로 살아왔다. 처음에는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전쟁에 의하여 짓밟혔으며, 그 다음에는 냉전의 희생 물이 되어

나라의 허리가 부러지는 참상을 당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유래하는 유형무형의

악성 여파는 지금까지도 우리민족 전체의 삶을 지배하고 있으며 그 끝은 보이지

않는다.

죄 없는 우리민족이 영원한 저주를 받은 것인가? 물론 그렇지 않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현명한 배달민족이여, 꿈이없는 민족은 죽은

민족임을 인식하라. 우리민족의 미래는 결국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는

것이다.미국은 과연 우리의 호소에 긍정적으로 응답할 것인가? 이것이 관건이다.

여기에 남북전쟁 당시의 미국 대통령이었던 아브라함 링컨(Abraham Lincoln) 이

남긴 유명한 한마디를 남긴다. “둘로 갈라진 집은 서 있을 수 없다.” (“A house

divided against itself cannot stand.”) 비록 때와 상황은 다르다 할지라도,

링컨의 이 말은 우리민족의 미래에 대한 경고의 말로 받아 드려야 한다. 불행한

배달민족이여, 지혜와 힘을 모으고 분발하라!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도울

뿐이다.

 

 

X
Login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