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인생(人生). 그리 긴 게 아니다. 잠깐이다. 우주와 지구의 나이에 비하면 찰나(刹那)같은 게 인생의 나이다. 그러니 사는 동안만은 생을 값지게 보내야 한다. 한 번 밖에 없는 유일회의 생이기에 그렇다. 태어난다는 자체는 능동적인 게 아니라 수동적이다. 수동적이지만 태어날 확률로 따지자면 수억 분의 1이 된다. 

이렇듯, 태어남 자체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명은 세상 그 무엇보다 귀하다. 돈이 아무리 귀하다 해도 그 다음이다. 돈 때문에 자신의 생명을 내어 줄자는 아무도 없다. 재산도 마찬가지. 죽으면 필요 없는 게 돈과 재산이다. 어떤 경우에 있어서도 생명을 아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것도 반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난 7월19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일어난 일. 한국계 카자흐스탄 피겨 영웅이라 불린 데니스 텐(25)이 백주에 괴한의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텐은 민긍호(구한말 의병장)선생의 외고손자. 텐은 이날 시내에 세워둔 차의 백미러를 훔치던 도둑과 싸우다 이런 변을 당했다. 중고품 백미러 값은 약 1만7000원(15달러)정도다.


이럴 때 텐이 그냥 백미러를 뜯어가라고 내버려 둘 수 있었던 반짝 지혜가 떠올랐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텐은 죽지는 않았을 거다. 그러나 혈기왕성한 25살의 청년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차량 부품 도둑을 못 본체 지나치지는 못했을 것. 그래도 싸우지 말고 차라리 경찰에 신고하여 도둑들을 잡게 했더라면 어땠을까. 

사건은 잠깐 사이에 벌어진다. 눈 깜짝할 사이다. 가끔 강도들이 식품점이나 가게에 들어와 돈을 요구할 때가 있다. 이럴 때에도 스쳐 지나갈 듯 반짝하는 지혜와 행동이 필요하다. 강도를 잡으려 잘못 시도하다 보면 자신의 생명이 위태로워진다. 그렇다고 순순히 강도의 말에 따르는 것도 그렇고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 된다. 
10년도 넘은 일이다. 직장에서 퇴근, 아파트로 와 엘리베이터를 탔다. 누군가 뒤에서 따라 들어왔다. 복면을 쓴 강도였다. 강도의 손에 흉기가 들려 있었다. 강도는 돈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때 반짝 스치고 지나가는 지혜가 떠오르지 않았다. 강도와 싸우기 시작했다. 좁은 공간의 엘리베이터 안에서 격투기가 벌어진 셈이다. 

흉기에 여러 군데를 찔렸다. 얼굴 부분이다. 너무나 완강하게 버텼는지, 강도는 달아나고 말았다. 경찰과 구급차가 왔다. 피범벅이 되어 구급차를 타고 병원 응급실로 갔다. 다행이었다. 흉기에 찔린 곳이 모두 급소를 피했다. 그래도 그렇지. 순순히 응해 주었더라면. 그렇게 다치지는 않았을 텐데. 반짝 지혜가 떠오르질 않았다. 

생명이 가장 중요함을 안다. 누구인들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급박한 상황에서 대처해야 할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다. 도둑이나 강도의 손엔 분명 무기나 흉기가 들려 있다. 순순히 응하여 현금이 들어있는 계산기를 열어놓거나 아님 돈을 준다면. 생명까지 잃을 위기는 면할 수 있을 것 같으나 그게 잘 안 된다. 

인간에겐 본능(本能/instinct)이란 게 있다. 텐과 같이, 엘리베이터에서 강도를 만난 것 같은 상황. 자신의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자신도 모르게 항거하려고 하는. 이 같은 본능을 억제할 수 있으려면 보통 도인이 되기 전에는 힘들겠지. 이 때엔 자신의 생명 따위는 생각이 나질 않는다. 이것도 인간의 본능에 속할 수도 있겠다. 

가끔 언론을 통해 좀도둑을 따라가다 오히려 흉기에 찔려 변을 당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본다. 특히 과일 가게의 경우. 좀도둑이 과일을 훔쳐 달아나는 경우가 있다. 이때에도 자신의 생명 값과 과일의 값을 비교할 수 있는 반짝 지혜가 필요하다. 도둑을 잡기 위한 본능적 행동에 앞서 “과일 하나 그냥 먹으라고 주고 말지” “얼마나 돈이 없으면 저렇게 도둑질을 할까”하는 지혜로운 반짝임이 머리를 스쳐 지나야 한다.

하나밖에 없는 생명. 유구한 세월 속에 단 한 번밖에 살지 못하는 생. 잘 살다 가야 하지 않겠나. 수억 분의 1의 확률로 태어난 인생. 우주의 나이에 비하면 찰나 같은 인생을 살다 가지만. 의미 없이 죽음에 이르는 일은 없어야 할 것 같다. ‘욱’하는 본능까지 제어할 수 있는 반짝 지혜를 필요로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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