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매제품의 25%가 리턴-포장 안 뜯은 선물 등 수두룩 반품센터로 가서 헐값에 처분

▶ 청산업자들의 역할은-소매가 10~20%에 사들여 +α 온라인·벼룩시장 통해 되팔아

시카고 외곽에 위치한 쇼어우드 리퀴데이터스의 창고에서 반품된 아이템들의 포장을 벗기고 검사를 한 후 품목별로 분류해 상자에 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성탄절이 지나면 마이클 링글스텐(38)의 ‘비즈니스 시즌’은 정점을 향해 치닫기 시작한다.

시카고 외곽에 2개의 대형 창고를 차려놓은 그는 반송된 상품들을 대량으로 사들여 아이템별로 정리한 후 인터넷 장터를 통해 헐값에 되파는 ‘반품 청산업자’(liquidator)다.

사업의 성격상 그의 피크시즌은 반품 러시가 이어지는 성탄절 이후 2~3개월간이다. 링글스텐은 “이 시기에 얼마나 많은 물건이 반송되는지 알면 소비자들은 기절초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91명의 직원들을 진두지휘해 아마존닷컴, 그루폰과 홈디포 등지서 사들인 어마어마한 물량의 반품을 아이템별로 추려내는 고강도 작업을 벌인다.

켄터키주의 루이스빌에서 UPS 직원이 패키지로 가득 찬 컨테이너를 끌고 있다. 페덱스와 UPS는 블랙 프라이데이에서 성탄절 전야 사이에 총 9억4,700만개의 소포 꾸러미를 배달했다. 이는 지난해 할러데이 시즌에 비해 8%가 늘어난 분량이다.


쏟아져 들어오는 물량이 워낙 많다보니 성탄절 이후 두 달간은 전 직원이 하루 9시간씩 중노동을 하고,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토요일마다 초과근무를 한다.

전자상거래의 하부구조를 이루는 반품 청산업은 수지맞는 장사다.

이름조차 귀에 선 소형 기업들은 퇴짜를 맞은 선물, 하자가 있는 상품과 상태는 멀쩡하지만 샤핑객의 변덕 탓에 반송된 상품들을 수집해 손을 보거나, 있는 그대로 되판다.

포장업체인 쇼르 패키징에 따르면 이번 할러데이 시즌에는 전자상거래를 통해 팔려나간 전체 물품의 4분의 1가량이 반품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의 소매가격으로 따지면 총 194억달러어치다.

반송률은 품목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지만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구입한 전체 물품의 10~15% 정도가 되돌아온다.

전국소매연맹은 2015년도의 총 반품액이 같은 해 전체 소매판매고의 8%에 해당하는 2,60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오프라인 점포 반품률은 이보다 낮은 7% 정도다.

반품된 상품들은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것과 달리 원래의 소매점으로 되돌아가지 않는다. 포장조차 뜯지 않았거나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아이템들도 마찬가지다.

대신 물류관리 업체들의 중앙에서 통제하는 반품센터들이 이들을 수거해 청산업체, 혹은 스몰 비즈니스에 헐값을 받고 대량으로 넘긴다. 폐기위기에 처했던 상품이 기사회생하는 셈이다.

택배업체 페덱스 산하 화물반송 물류전문 업체인 젠코(Genco)의 영업전략 담당 부사장 라이언 켈리는 “반송된 품목들 가운데 어린이 장난감, 스포츠용품, 가정용품, 가전제품 등은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나름대로 강력한 수요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일부 비즈니스 업주들은 반품된 상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화물트럭 몇 대 분량을 한꺼번에 사들인다고 귀띔했다. 반송화물 처리업체들은 소매상들이 손도 대지 않은 채 넘긴 반품들을 화물트럭 10~100대 분씩 사들인다.

반송화물 처리업체 중 하나인 옵토로(Optor)의 최고경영자 토빈 무어는 “반품된 물품의 매입가는 원래 소매가격 기준으로 1달러 당 10센트에서 20센트 선”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청산업자는 100달러짜리 진공청소기를 10달러나 20달러에 사들여 약간의 이윤을 붙인 뒤 되판다는 얘기다. 이렇게 구입한 반송물품들은 주로 전당포, 달러 스토어 혹은 벼룩시장 등지로 팔려나간다.

그러나 소매업체들은 더 많은 돈을 회수하기 위해 기존의 전략을 바꿔 직접 이들을 판매하기도 한다.

워싱턴 DC에 기반을 둔 옵토로는 소매업체들이 온라인을 통해 반송물품을 되팔아 손실을 줄이도록 도와준다. 온라인 재판매를 통해 소매업체들은 소매가 기준으로 원래가격 1달러 당 40센트에서 70센트를 회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송물품 물류업체인 B-스탁 솔류션스는 월마트와 홈디포 등 대형 소매업체들이 되돌아온 물건들을 팰리트(지게차) 한 대분씩 소량으로 나누어 판매하도록 지원한다.

B-스탁 솔류션스의 최고경영자(CEO) 하워드 로젠버그는 “반송물품들을 다수의 소비자들이 무난히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소량으로 나누어 판매하면 더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엄청난 분량을 한꺼번에 풀어놓으면 헐값에 ‘떨이’를 칠 수밖에 없지만 소량으로 나누어 팔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값을 더 잘 받게 된다는 뜻이다.

반품은 지게차 한 대분을 기준으로 인터넷을 통해 경매에 부쳐지며 낙찰을 받은 바이어들은 소매업자들의 창고에서 직접 물건을 픽업한다.

젠코는 소셜 커머스 기업인 그루폰의 인터넷 소매업무 전담 사이트인 그루폰 구즈(Groupon Goods)에서 샤핑객들이 반품한 물건들을 수집해 반송물 청산업자들과 다른 젠코 고객들에게 판매한다.

이런 방식으로 반송품이 처분되면 그루폰은 팔려나간 물건의 원래 소매가격 중 일부를 회수하게 된다. 이들이 회수하는 대금은 품목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지만 대개 전체 소매가격의 20% 정도다.

그루폰의 물류담당 부사장 앤드류 바워맨은 개별 소매업체의 반품률은 전체 업계의 수치와 대체로 일치한다고 말한다.

그루폰은 소비자들이 11월1일에서 성탄절 사이에 사들인 물건의 반품기한을 1월10일까지로 연장했다. 보통 반품기한은 물건 구입 후 2주 이내로 되어 있다.

링글스텐이 운영하는 쇼어우드 리퀴데이터스는 소비자들이 그루폰을 통해 매입했다 반품한 물건을 구매한다.

일리노이주 쇼어우드에 위치한 2개의 거대한 창고에서 링글스텐의 종업원들은 여러 곳의 소매업체들로부터 사들인 반품물건을 뒤져 품목별로 분류작업을 벌인다.

반송된 상품의 종류는 탁구 테이블과 보석, 자전거에서 빈티지 자동차 부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링글스텐은 분류작업을 마친 물품을 이베이나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경매에 부친다. 그의 종업원들 중 일부는 매일 수천개의 물품을 포장해 소비자들에게 발송해주는 업무를 전담한다.

쇼어우드에서 구입한 일부 반송품은 완전히 새 것이나 마찬가지인 브랜드로 원래 소매가격의 절반에 가까운 값을 받을 수 있다.

일부 하자가 있는 제품은 수리를 하거나 보수해 되판다. 그러나 반품 가운데 20%는 심하게 손상됐거나 판매에 적합지 않은 상태여서 되팔기가 불가능하다.

링글스텐은 “이 분야에서 돈을 버느냐 마느냐는 얼마나 많은 물량을 취급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그는 “10%의 이윤을 올리면 직원들 모두가 펄쩍펄쩍 뛰면서 즐거워한다”고 덧붙였다. 생각보다 마진폭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지난해 그의 회사는 수백만 개의 반품제품을 처리해 1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품된 상품의 소매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지난 12월 중순, 쇼어우드는 비츠 스튜디오 헤드폰 6세트를 세트당 50달러에서 150달러에 판매했다. 약간의 흠집이 있는 에버래스트 운동기계는 단돈 17달러에 되팔았다. 라디오 플라이어 브랜드인 세발자전거는 40달러를 받았다. 원래 소매가격의 절반 이상을 건진 셈이다.

쇼어우드 창고에서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 올해 49세의 소방관 스캇 브룩스는 링글스텐의 단골고객이다. 그는 쇼어우드에서 반품된 제품을 싸게 구입해 쏠쏠한 재미를 보았다고 말한다.

브룩스가 사들인 반송품 중에는 거실 소파세트도 포함되어 있다. 오리지널 소매가격은 1,100달러지만 300달러에 구입했다.

시티즌 손목시계는 경매를 통해 정가인 600달러의 4분의 1에 불과한 150달러에 손에 넣었다.

그는 “상품 설명서에는 시계 바늘판을 덮은 수정에 조그만 점, 혹은 가는 금이 있다고 적혀 있어 두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살펴보았지만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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