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가방 우수氏 **

2016.02.17 16:45

김승훈(41) 조회 수:1490


7살 때 그는 버려졌다. 미혼모의 아이. 태어날 때부터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던 그는 자신을 낳아준 엄마에게서도 버림을 받았다. 5년간의 보육원 생활도 평탄하진 못했다. 부산의 한 보육원을 뛰쳐나온 그는 구걸, 양조장 허드렛일, 시장 지게꾼 등을 하며 겨우 먹고 살았다.

사회는 그를 따뜻하게 품지 않았다.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해 배움도 부족했던 그에게 많은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한창 부모 품이 그리울 10대 때 그는 서울역 ‘앵벌이 조직’에 들어가 어두운 세계를 먼저 맛봤다. 외로움과 불만은 폭력으로 표출됐다. 소년원도 몇 차례 다녀왔고, 고단한 삶의 역정을 보여주듯 20~30대 시절 3번의 폭력전과가 있다. 40대 들어서는 자신이 웨이터로 일한 술집에 홧김에 불을 지르려 했다가 1년 6개월 징역을 살았다.

여기까지는 어찌 보면 ‘실패한’, 그야말로 ‘최악의’ 인생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우리에게 ‘기부 천사’로 기억되고 있다. 3.3㎡(1평) 남짓 쪽방에 살면서 중국집 배달부 월급 70만원을 쪼개 어려운 아이들을 후원하다 불의의 사고로 지난해 9월 생을 마감한 김우수씨. 그의 사연은 영화로까지 제작돼 사람들에게 ‘기부천사’의 뜻을 널리 전하고 있다. 

그의 인생이 바뀐 건 수감 생활 중 접하게 된 어린이재단 발간 잡지 ‘사과나무’ 때문. 지인들은 고독과 가난, 어려움을 아는 그였기에 작은 도움이 얼마나 절실한지 느꼈다고 했다. 그는 생전 ‘사과나무’에 실린 아이들의 사연을 보면서 흐느끼고 또 흐느꼈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06년부터 매달 5만~10만원을 어린이재단을 통해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을 후원하는 데 썼다. 하루에 담배 2갑을 피우고, 소주 2병을 마실 정도였지만, 아이들 후원을 시작하면서 모두 끊었다. 한 푼이라도 아껴 아이들을 후원하기 위해서였다. 

아이들을 후원했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 재단 앞으로 4000만원짜리 종신보험도 들었다. 한 달에만 12만1000원. 쪽방 월세 25만원을 제외하면 그의 월급 70만원의 대부분은 어린이들을 위해 쓰였다. 사후 장기 기증도 서약했다.

그는 생전 지인들에게 “여유가 있어야 돕는다는 건 핑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일하던 중국집 한편에 붙어 있는 후원 아이들의 사진이 삶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건강하게 오랫동안 후원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소망이라고도 했다. 아이들 후원을 통해 ‘제2의 삶’을 살았던 그가, 지난해 9월 배달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홀로 쓸쓸히 생을 마감했지만, 그는 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세상에 빛을 안겨주고 있다. 그의 사연이 신문·방송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그의 뜻을 기려 아이들을 돕자는 후원자들이 폭증했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철가방 우수씨’는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한 윤학렬 감독과 최수종, 김수미를 비롯한 연기자의 재능기부, 부활 김태원의 음악 기부, 디자이너 이상봉의 의상 기부 등 유명 인사들의 기부로 제작됐다.

지난 7일 서울 종로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SK건설과 함께하는 희망메이커 나눔 시사회’ 자리는 그야말로 ‘눈물바다’였다. 이날 시사회에는 영화 '철가방 우수씨'의 윤학렬 감독과 출연 배우들, SK건설 사장과 임직원 등 300여명이 참석했고, 기부금 전달식도 이어졌다. 

시사회 직후 참석자들은 인터뷰를 통해 “나눔을 통해 긍정적인 사고와 힘이 생겨나 행복한 삶이 된다고 생각한다. 김우수의 나눔의 삶을 통해 나눔의 사랑을 더욱 널리 퍼져 나가도록 하겠다” “김우수씨의 나눔 정신에 큰 감동을 받았다” “나눔이란 무엇인지, 나눔을 어떻게 실천하면 될지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이었다”는 등의 소감을 전했다.


<조선닷컴에서 옮겨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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