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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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철모를 배개삼아 쉬고 있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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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내게 편지 한통을 전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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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두고온 내 유일한 여자친구 옥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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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낸 편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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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기도하고 놀랍기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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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나는 이상하게 가슴이 뛰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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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낄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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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픈 내친구 그대여 이제사 안부를 전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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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다 허물말고 반갑게 읽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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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두손을 모아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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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있을때도 옥분이와 나는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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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처럼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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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언제부턴가 우리는 남자와 여자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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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떨어버릴수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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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는 옥분이를 사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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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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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는 그런일에 관해서는 아무렇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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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은 듯 아무말도 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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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픈 내친구 그대는 용감한 우리의 국군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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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 꿈길에는 가슴에 계급장이 더욱 찬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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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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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분이를 생각하는 내마음에 변화가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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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생각하는 옥분이의 마음에도 조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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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가 있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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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떠나 내가 군에 입대하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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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분이의 아쉬운듯한 표정은 지금도 잊을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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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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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분이는 편지 끝머리에 이렇게 예쁘게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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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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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픈 내친구 그대여 떠날때 말하리라 했던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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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을 기다리는 나를 생각해서도 용감한 국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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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어오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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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음 모두다 드리리 이마음 그대에게 드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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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픈 친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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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궁옥분&이종환 |
